location : nonhyeon-dong, gangnam-gu, seoul
program : commercial
project phase : 2020-2022
site area : 182.10㎡
built area : 107.78㎡
total floor area : 559.39㎡
floor : b2f, 5f
photography : bae jihoon
논현동 주택가는 밀도 높은 주거지로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옛 주택들이 하나둘 철거되고, 그 자리에 각양각색의 새로운 건축물들이 들어서는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상권이 점차 확장되며 가로의 풍경이 빠르게 재편되는 이 변화의 틈새 속에 논현동 ‘BIG STAIRS’가 자리 잡고 있다.
부지 일대는 가파른 경사 지형에 차량 통행이 빈번하며, 어지러이 뻗은 전신주처럼 유난히 혼잡하고 시각적인 소음이 가득한 곳이다. 골목이 복잡할수록 오히려 단순한 매스와 단색조의 입면 재료가 시선을 붙잡는 법이다. 이에 따라 시각적 피로감을 덜어내고자 최대한 색감을 배제하고, 무채색 계열의 백색 타일을 주재료로 선택해 어수선한 거리에 정돈되고 차분한 인상을 심어주고자 했다. 나아가 층마다 백색 타일의 패턴을 다르게 변주하여 담아냄으로써, 길을 지나쳐가는 보행자들에게 은은하면서도 색다른 인상을 남기고 건축물에 대한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자극하도록 계획했다.
상업 시설에서 접근성과 가시성은 임대 가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맺는다. 상가는 대개 지면과 가까울수록 다른 층에 비해 접근성이 우수하여 높은 가치를 지니기에, 상층부로 사람들의 발길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유도할 것인가는 건축가의 오랜 화두이자 고민이었다. 논현동 ‘BIG STAIRS’는 경사지라는 대지의 원초적 조건을 역으로 활용하여 이 난제에 접근했다.
도로의 고저 차를 이용해 지하층을 외부로 과감히 노출시켜 지상 1층과 다름없는 가시성과 쾌적함을 확보한 것이다. 2층 역시 도로에서부터 시각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외부 계단을 전면에 배치하여 보행자의 발길이 상부층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설계된 저층부는 가로를 향해 시원하게 비워진 공간을 내어주며, 도시의 가로 풍경을 느슨하게 열어주는 동시에 빽빽한 거리에 단비 같은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주거지역의 필지는 일조권 사선제한이라는 법적 규제로 인해 상부층으로 갈수록 물리적인 볼륨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부지 역시 최상층의 실사용 면적이 일조 사선의 영향으로 10평 남짓에 불과해 엘리베이터와 계단실이 묶인 일반적인 코어 방식을 적용하기에는 비효율적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법적 규제로 인해 비워내야만 했던 외부 사선 공간에 과감히 외부 계단을 계획했다. 계단의 하부 공간은 내부 창고로 알뜰하게 활용하여 조금이나마 전용 면적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수직의 동선은 단순히 층을 오르내리는 기능을 넘어, 도시의 풍경을 파노라마로 즐기고 탁 트인 시야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공유 테라스’로 변모한다. 이 조형적인 계단과 공유 테라스가 도시의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바람을 맞고 계절의 변화를 감각할 수 있는 작지만 가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